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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eer_#fashion editor

<MUINE>2018 5월호 Trend- uncool is becoming cool

Uncool is becoming Cool

우스꽝스러운 룩이 ‘쿨’하다고 인정받는 세대. 밀레니얼이 추구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아름다운 어글리 패션. writer 이정은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문화의 중심에 있는 현시점, 패션계는 여전히 ‘실용성’에 화두를 두고있다. 남들을 의식하기보다 다소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워 보일지 언정 그것이 ‘쿨’하다고 인정하는 세대가 트렌드를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 미세먼지의 공포로부터 시작된 마스크 패션은 물론, 나날이 입지를 다지고 있는 스포티즘 룩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루킹에 열광하는 현 세대에게 가장 적합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요즘 새롭게 떠오른 키워드 ‘고프코어’도 빼놓을 수 없다. 아웃도어, 놈코어, 애슬레져 등 메가 트렌드들에 이어 현재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고프코어 룩은 그래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앞 글자를 딴 것인데, 한마디로 하이킹이나 캠핑을 갈 때 챙겨가는 견과류를 아웃도어 룩에 빗대어 표현한 것. 자유분방한 컬러 베리에이션과 투박한 실루엣, 편안한 착용감은 물론 활동성을 겸비한 고프코어 룩은 2018년 S/S 패션 트렌드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에는 패션계에서 여전히 가장 핫한 디자이너인 뎀나 바질리아의 룩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발렌시아가와 베트멍을 통해 보여준 그의 룩은 막 입은 듯 보이지만 가장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고프코어 룩을 대표한다. 방품과 방설을 위한 아노락 점퍼, 주머니가 넉넉히 달려 실용적인 피싱 조끼, 하이킹에 적합한 어글리 슈즈까지 뎀나가 선보인 아이템들에 젊은 세대들은 열광했고 기성세대들은 친숙함을 드러냈다.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밀레니얼 세대는 한마디로 ‘못생겨도 멋있다’며 신경 쓴 듯 안 쓴 듯 시크하게 보이는 일명 ‘아재 패션’, 곧 어글리 패션에 즉각 반응했다. 페미닌한 드레스에 테크 재킷을 걸치고, 빈티지 무드로 연출하는 등 말이다. 고프코어의 인기는 18FW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버버리, 구찌, MSGM, 라코스테, 펜티 푸마 등 유수의 디자이너들은 아노락 점퍼를 세상 쿨한 아이템으로 등극시키며 가장 실용적인 패션으로 런웨이를 물들였기 때문. 등산복이 곧 일상복이던 기성세대 조차 가장 ‘핫’한 트렌드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고프코어에 이어 어글리 룩의 일등공신인 일명 ‘아재패션’, 대디 코어도 눈길을 끈다. ‘아재 패션’이자 패션 테러리스트로 불리던 고무 샌들이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손길에 의해 불명예를 벗고 ‘핫’한 패션으로 떠오르더니, 아저씨들의 전유물일 듯한 배 바지, 군필자의 필수품인 일명 ‘깔깔이’로 불리는 방한복이 또 하나의 어글리 패션으로 떠오른 것. 니트와 아우터를 안으로 넣어 한껏 추켜 올려 입은 18FW미우미우의 데님 팬츠와 Y프로젝트의 팬츠 룩, 체크패턴과 애니멀 프린트, 블루와 레드 컬러 등 과감한 믹스 앤 매치와 함께 방한복, 다시 말해 ‘깔깔이’를 레이어드한 발렌시아가의 루킹은 다소 충격적이나 쿨하게 보인다.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를 드러내며 마스크를 찢은 바조우의 ‘99%is’ , 햇빛에 그을린 주근깨를 패셔너블하게 소화한 프레클 메이크업 등 또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현 세대의 패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패션이 유머감각을 잃고 있었다. 우리가 만드는 옷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현실감’이다. 현실 속의 옷이란 입었을 때 기분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글로벌 패션의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뎀나 바질리아가 온라인 패션 매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처럼 우리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모습을 하던 편하고 자유로우며 기분 좋으면 그것만으로 패션은 완성되는 것 아닌가. 

 

 

1 컬러 베리에이션과 오버사이즈로 쿨한 고프코어 룩을 보여준 발렌시아가.  2 방한복으로 무장한 라코스떼의 실용적인 패션. 3 빈티지한 무드와 스포티즘의 결합이 쿨한 루킹을 선사하는 페이스 커넥션. 4 고무 소재의 사이 하이 부츠로 무장한 헤론 프레스톤. 5 페미닌한 드레스와 어글리 슈즈의 쿨한 조화가 돋보이는 베트멍.  6 아뇨락 점퍼로 실용적인 패션을 완성한 펜티 푸마 by 리한나 컬렉션. 7 마크 제이콥스의 워크웨어와 페니백, 볼드한 액세서리의 매치.  8 추억을 상기시키는 버버리의 점퍼 룩. 9 80년대 스포츠 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스텔라 장. 10 늘어진 후드 티셔츠와 재킷이 쿨한 루킹을 보여준 엠에스지엠. 11 점퍼 위로 한 껏 올린 배 바지가 인상적인 Y프로젝트. 12 빈티지 드레스와 점퍼, 어글리 패션을 완성한 안경까지 완벽한 구찌의 어글리 패션. 13 TV시리즈를 프린트한 티셔츠로 추억을 소환한 루이 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