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S/S TREND REPORT
실용적이면서도 과감한 시도가 돋보이는 18 S/S 컬렉션 속에는 다양한 여성성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다. 컬러와 소재, 다양한 패턴과 루킹으로 보여준 12가지 트렌드 리포트. writer 이정은
COUTURE ROMANCE
각국의 프레스와 셀러브리티는 물론 바이어 등 패션 관계자들이 모이는 패션위크. 레디 투 웨어 쇼는 디자이너에게 한 시즌 동안 공들여 만든 의상을 세일즈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패션계까지 불어닥친 경기 침체로 인해 디자이너들은 다소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의상을 선보이는 반면, 일각에서는 오트 쿠튀르 쇼를 방불케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룩을 발표하기도 했다. 크로셰 기법의 니트 드레스에 태슬 장식을 풍성하게 연출한 아크네 스튜디오, 걸을 때마다 리드미컬하게 찰랑이는 프린지 디테일을 햄라인에 과감하게 연결시켜 화려한 댄서의 바이브를 느끼게 한 발망, 전위 예술을 보여줄 듯 화려한 페더 장식의 니나리치, 시퀸 소재 드레스와 함께 피아노줄로 하나 하나 엮은 독특한 오브제를 곁들여 걸을 때마다 종소리가 울릴 듯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은 일상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며 하이 패션의 우월감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DARK DENIM
빈티지 워싱과 거친 디스트로이드 등 매 시즌 디자이너들의 손길에 의해 변주된 데님 아이템은 늘 트렌드 정점에 놓여있었다. 몇 시즌째 '청춘'을 겨냥한 데님 소재가 이번에는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세월의 흔적을 담듯 더 깊고 짙어진 컬러로. 인디고 데님보다 한 톤 더 짙은 다크 데님이 그것. 테일러링 기법과 함께 어깨를 노출시켜 농염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펜디의 데님 드레스부터 엑스맨의 여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막스마라의 데님 수트와 뮈글러의 코르셋, 볼륨감있는 오버사이즈 재킷은 물론 부츠, 브라톱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 톰포드의 데님은 얼마전 노래하던 청춘의 바래고 찢긴 데님 아이템과는 또 다른 데님의 매력을 보여준다.
URBAN ATHLETIC
클래식한 스웨트 셔츠, 조거팬츠와 슬라이더 등 스포티 아이템 열풍으로 가득했던 패션계에 또 한번 스포츠 바람이 불었다. 2018 S/S컬렉션 속 스포티 룩은 전보다 더 실용적이고 세련된 애티튜드를 드러냈다. 미묘한 차이의 톤온톤 컬러 베리에이션과 레이어링의 신의 한수를 보여준 발렌티노와 발렌시아가의 아뇨락 점퍼, 사이클을 타고 출근길에 오른 듯 어반 사이클 룩을 보여준 루이비통의 셔츠, 발레와 힙합을 결합시킨 힙레를 떠올리게 하는 몽클레어 감므 루즈의 스웨그 넘치는 발레복과 트레이닝 복을 떠올리게 하는 스포티한 수트 룩에 페니 백을 연출한 스포트막스 등은 데이웨어를 넘어 오피스웨어로 활용할 수 있는 어반 스포티 룩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UNLIMITED PINK
핑크 컬러를 여성스러운 컬러로 치부하는 것은 다소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발렌시아가, 베르사체, 사카이 등 18 S/S 맨즈 컬렉션에서 만난 핑크 컬러는 핑크 컬러야 말로 세련된 남성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함을 보여준다. 사실 컬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나면, 핑크는 그저 가장 보편적으로 아름다운 컬러가 아닌가.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앞다투어 가장 매혹적이고 세련된 소재로 핑크 컬러를 꼽았다. MSGM의 찢겨져 나간 디스트로이드 니트 톱과 데님 재킷, 부츠컷 팬츠는 물론 톰포드의 파워 숄더 테일러드 재킷과 가슴 밑까지 파인 U네크라인의 점프수트, 핑크와 오렌지 컬러 베리에이션으로 매혹적인 드레스를 완성한 구찌 쇼에서 보여지는 핑크 컬러는 그 어떤 컬러와 비교할 수 없이 매혹적이고 세련된 애티튜드를 담고 있다.
POWER PUFFED
코트 속에 감춰왔던 어깨를 드러내야 할 시점이다. 올 봄엔 어깨에 잔뜩 힘을 준 파워 숄더가 강세. 백설공주의 드레스처럼 우아하게 부풀린 브록 컬렉션의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부터, 오리가미 기법과 날렵한 드레이핑, 부드러운 실루엣이 어우러진 델포조, 커다란 튤립을 양 어깨에 올린 듯한 랑방, 보디 수트와 함께 연출해 더욱 돋보였던 마리암 나시르 자데의 새빨간 재킷 등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깨를 강조했다.
RAINBOW DREAM
매년 펜톤이 선정하는 컬러 트렌드가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너리 컬러에 이어 울트라 바이올렛이 이번 시즌 컬러 트렌드로 선정되었는데, 마냥 순진하게 앉아 옷장을 트렌드 컬러로 물들이고 싶지는 않다. 18 S/S 시즌에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컬러 팔레트를 모두 모았다. 바로 레인보우 컬러! 오색찬란한 무지갯빛 빛깔을 담아 완성된 의상은 곧장 리조트로 안내하듯 싱그럽고 활기차다. 무지개가 물결치듯 웨이브 패턴을 담은 하우스 오브 홀랜드, 컬러 조각을 패치워크해 완성한 조각보 수트를 선보인 리버틴, 컬러 이름을 타이포그래피해 위트있게 연출한 MSGM, 리조트 웨어로 손색없는 이브닝 드레스를 선보인 피터 필로토와 토리버치, 돌체 앤 가바나가 선보인 레인보우 컬러 의상을 참고해 컬러의 향연을 즐겨보자.
DOTS HERE
패션계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쿠사마 야요이의 도트 패턴이 이번 시즌 역시 런웨이를 물들였다. 다양한 크기의 변화, 벌룬 디테일의 헴라인이 '펌킨 오브제'를 연상시키는 마리 카트란주의 의상을 필두로 리드미컬한 러플 디테일로 도트 패턴에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블루마린, 상의와 하의가 서로 대조를 이루는 흑백의 조화 속에 시퀸 장식으로 도트 패턴을 수놓은 캐롤리나 헤레라의 드레스, 테일러드 재킷과 스커트로 정제된 실루엣 속에 패턴을 빼곡히 담은 돌체 앤 가바나까지 무한한 도트의 매력을 살펴보자.
RUBBER LOVER
장마철을 예견하듯 S/S 시즌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러버 소재. 매끈하고 유연한 소재의 장점을 살려 디자이너들은 저마다 다양한 컬러와 디테일로 러버 소재를 다뤘다. 땀이 차는 것 쯤은 문제도 아니라는 듯 케이프 디테일까지 덧데어 상의를 모두 감싼 발렌티노의 재킷은 물론 매혹적인 핑크 컬러로 심플한 셔츠 디테일 아우터를 선보인 아크네 스튜디오, 페인터의 작업복을 연상시키는 R13의 에이프런 등 디자인도 각양각색이다. 허벅지 위로 올라오는 리한나의 펜티 푸마 사이하이 부츠, 고무장갑을 떠올리게 하는 캘빈 클라인의 분홍색 롱 글러브 등 다채로운 러버 아이템을 만나보자.
SQUARE RENAISSANCE
르네상스 시대의 복식사에서 주로 보이던 스퀘어 네크라인이 2018 S/S 시즌 런웨이에 대거 등장햇다. 캐롤리나 헤레라, 디올, 자크뮈스, 에르에스 등 쇼에서 만난 스퀘어 네크라인에 주목해보자. 르네상스 시대의 스퀘어 네크라인이 가슴과 아랫배에 걸쳐 역삼각형으로 붙인 스토마커와 함께 여성의 커비한 실루엣을 도드라지게 만들며 가슴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면, 이번 시즌 선보인 스퀘어 라인은 일자로 뻗은 쇄골 라인을 도드라지게 하며 모델들의 스키니한 실루엣을 한층 더 세련되고 우아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깨를 감싸는 퍼프 숄더와 튤립 모양의 스커트와 함께 연출된 캐롤리나 헤레라의 옐로 드레스, 오리가미를 연상시키는 플리츠 디테일의 디올의 레더 드레스, 로맨틱한 플라워 패턴의 로다테 드레스는 스퀘어 네크라인이 가진 우아하고 세련된 애티튜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NAKED DRESS
속살을 아스라히 드러낸 네이키드 드레스가 이번 시즌 다시 한번 트렌드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디올, 돌체 앤 가바나, 펜디, 존 갈리아노, 미우미우 등이 캣워크에 올린 이번 시즌 네이키드 드레스는 지난 날 킴 카다시안과 리한나, 니키 미나즈 등 커브 군단이 내세운 노골적인 섹슈얼리티와는 전혀 다르다. 프린트와 러플 디테일로 소녀감성을 자극하는 페전트 풍의 에밀리아 윅스테드의 드레스부터 체크 패턴 드레스로 해석된 질 샌더, 네온 컬러 톱과 브리프, 을 적절히 조율하며 오버사이즈 코트와 아이러닉한 로맨티시즘을 보여준 존 갈리아노, 컬러풀한 보디 슈트와 레이어드한 미우 미우 등 런웨이를 벗어나 제법 현실적인 루킹이 펼쳐진 것. 컬러와 소재, 실루엣은 물론 위트있는 레이어링으로 가감없이 투명한 네이키드 드레스를 즐겨보자.
TRENCH RULE
세대와 연령을 초월한 클래식한 아이템의 대명사이자, 남성적인 강인함과 여성스러운 섹시함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트렌치 코트는 디자이너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아이템이 아닐까. 소재와 컬러, 길이와 실루엣 등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 타투를 몸에 새기듯 매력적인 프린트를 가미한 알렉산더 맥퀸, 케이프를 레이어드한 듯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선보인 셀린느, 프린지 디테일을 헴라인에 더해 우아한 루킹을 완성한 로에베 등 트렌치 코트의 무한한 변 주를 확인할 것.
WHITE DRESSING
셀린느, 토즈, 질 샌더, 조셉 등 유수의 브랜드들이 협심이라도 한듯 순백의 올 화이트 룩을 선보였다. 흰색은 고귀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대표한다. 철학자 괴테는 "교양 있는 사람은 색에 거부감을 느낀다"며 흰색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화이트 드레싱에는 단연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는 테일러링과 간결한 실루엣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은 건, 섹슈얼리티를 강조한 브라톱과 파워 수트 룩의 톰포드, 우아한 실루엣의 셔츠 드레스에 벨트로 힘을 더한 질 샌더 등 강약을 적절히 조절한 영민한 루킹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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